니콜로 마키아벨리/ 군주론
1.
처음에 목록을 적을 때, 앞에 숫자를 붙이니까 너무 작위적인 것처럼 보여서(?) 숫자를 일일이 지웠다가, 목록상의 책에 대한 기록을 다른 책과 구별하기 위해서 다시 숫자를 적었다. 그리고 1번이라서 '군주론' 을 가장 먼저 읽었는데, 이 책을 1번으로 배치한게 의도적인 것인지 우연한 것인지는 몰라도 신의 한 수라는 생각이 든다.
읽는데 좀 놀랍고 즐거운 책이었다. 신춘문예 같은 데서 신인 작가의 소설을 보고 '발칙하다' 고 표현하곤 하는데 그런 느낌이 이런 느낌일까 싶다. 지금 읽고 있는 루소의 사회계약론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더 그렇다. 군주론이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이유가 이런 느낌 때문일까. 길거나 두껍지 않은 책이고 읽기 어려운 책은 아니다. 각 장의 내용이 명료하고 짧은 (나는 '성취감을 준다' 고 표현하곤 하는데ㅋㅋ) 것도 인문고전 초심자에게는 도움이 되었다.
2.
핀트는 약간 다르지만, 읽으면서 아래 예시가 생각났다.
(가) 부패한 정치인과 결탁한 적이 있다. 점성술로 결정을 내리고, 두 병의 부인이 있다.
매일 줄담배를 피우며, 하루에 9-10명의 마티니를 마신다.
(나) 회사에서 두 번 쫓겨난 적이 있으며, 정오까지 잠을 자고, 대학 때 마약을 복용했고, 매일 한번씩 위스키의 1/4을 마신다.
(다) 전쟁영웅으로 채식만 하고, 담배를 피우지 않으며 필요할 때에만 맥주를 약간 마신다.
불륜을 한 적은 없으며 죽을 때까지 단 한 명의 애인이 있었을 뿐이다.
매일 줄담배를 피우며, 하루에 9-10명의 마티니를 마신다.
(나) 회사에서 두 번 쫓겨난 적이 있으며, 정오까지 잠을 자고, 대학 때 마약을 복용했고, 매일 한번씩 위스키의 1/4을 마신다.
(다) 전쟁영웅으로 채식만 하고, 담배를 피우지 않으며 필요할 때에만 맥주를 약간 마신다.
불륜을 한 적은 없으며 죽을 때까지 단 한 명의 애인이 있었을 뿐이다.
(가) 루즈벨트, (나) 윈스턴 처칠, (다) 아돌프 히틀러
적어놓고 보니 포인트가 많이 어긋난 것 같기도 한데, 어쨌거나 '도덕적이고 자비로운 군주가 꼭 좋은 군주는 아니' 라는 주장이 책 전반에 걸쳐서 느껴진다는 점에서 그런 생각을 한 것 같다.
'군주라면 무릇 소소한 것에는 신경쓰지 않고 대의를 향해야지!' 하는 쿨하고 귀족적인 태도가 인상적인데, 다만 박정희(...)나 제국주의(....)같은 단어가 어쩔 수 없이 생각난 것은 이 책이 16세기 초반에 쓰여졌기 때문인지, 내가 귀족이 아니기 때문인지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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